작은 생각들
long long ago
graybird
2017. 6. 22. 00:39
대체 어디에서 무엇에 부딪혔던 것인지
한 쪽 허벅지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다...
눌러보니 제법 통증이 느껴질 정도인데
이정도의 멍을 남길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누르지 않으니 아프지 않고...
기억나지 않으니 대수롭지 않은...
마음의 일들도 그러했으면 한다.
한사코 부르는 술자리를 거절하고
좀체 보지 않던 책장을 뒤적이다
슬그머니 어둑해진 골목으로 나서보았다.
딱히 약속도 만들지 않았으니 갈 곳도 없고
혼자 있으니 말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모처럼 온전한 내가 하필 어둠속을 걸었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지금 처럼 온전 했던 내가 그 즈음의 어둠속에
이따금씩 숨겨두었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인생의 숙제가 되어있었다.
더이상 숨겨 둘 것도 없는 나는 여전히
그것들을 거두어 들이지 못했다.
다음 번의 내가 다시 그 어둠 속으로 찾아갔을 때
나를 기다리는 것은 아주 적절한 변명 한 조각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