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story
<간이역>서도역
graybird
2018. 3. 24. 13:57
먼길을 달리고 달려 낡은 역사(驛舍)의 마당에 차를 세웠을 때
서글픔이 밀려 든 것은 더이상 나를 찾지 않는
당신이 그리워져서 였다.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평행선을 따라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당신에게 있어서 나란 존재는
녹슨 선로를 마주하고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 쓴채 낡아가는
판자 건물 같은 존재일거라 생각했다.
한 때 아주 잠시 스쳤던 선로 변경점 에서 끝 모를 그리움을 안고
늦은 오후의 봄볕아래 바래지는 갈색으로 묵어가는 간이역처럼...
난생 처음 보는 건물 앞에서 먹먹한 가슴과 뜨거워지는 눈시울 때문에
한참을 차에서 내리지 못했던 까닭은 그 때문이었을게다.
서도역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