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술자리에서 극지의 설원을 가로지르는 것과 적도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 중 어느것이 더 고통스러울지를 두고 설전을 벌인적이 있다.
참...대화 꺼리도 지지리도 없던 시절이었나보다.
사막이나 설원은 고사하고 기껏해야 불가마에서 10 여분을 버틴 것이 고작에 겨울 산행 한 번 나서 본 적 없는 인간들이었다.
결국 주장의 근거로 내 세울 수 있는건 온갖 매체를 통한 간접경험이나 선호하는 계절로 인한 성향 정도였으니 좋게 말해 설전이었고, 솔직히 술취한 놈들의 뻘소리로 짱먹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여튼 겨울을 지독히 싫어했던 나로써는 차라리 사막을 헤매는 것이 더 나을것이라 주장했다.
IMF 사태가 터지던 시기부터 꼬이기 시작한 인생중 가장 잔혹하게 나를 괴롭혔던 계절은 겨울이었으므로...
이른 새벽부터 추위에 떨며 인력시장에서의 하염없는 기다림을 반복하던 나날들...
끝끝내 허탕을 되풀이 하고 월세가 밀린 옥탑방에 돌아와 쌀이 떨어진 사실에 난감했던 하루.
그래도 절대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없었던 알량한 자존심...
결국 배고픔을 해결하려 텅비다시피 한 냉장고에서 파 한 줄기를 꺼내 물에 끓인뒤 간장을 타 마시다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던 기억.
그 외에도 겨울은 언제나 지나고 나면 버틴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상흔을 남기며 내 삶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20대 말에서 30대 중반의 몇 년 동안 벌어진 일들이다.
8월의 땡볕 아래에서 아스팔트 포장 노가다를 하면서도 힘들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으니 나름 내 주장은 인정받았던 것 같다.
객관적 사실의 증명이 아닌 경험에 대한 존중이었겠지만...
술이 취한 나는 그것을 토론의 승리라도 되는 것처럼 의기양양 했던 것 같다.
뜨거웠던 어느 여름, 아스팔트에 패대기 쳐지기 전까지는...
서울 도심이 열기에 휘청거리고 아스팔트가 모조리 녹아내려 강처럼 흐를것 같았던 한낮이었다.
참...대화 꺼리도 지지리도 없던 시절이었나보다.
사막이나 설원은 고사하고 기껏해야 불가마에서 10 여분을 버틴 것이 고작에 겨울 산행 한 번 나서 본 적 없는 인간들이었다.
결국 주장의 근거로 내 세울 수 있는건 온갖 매체를 통한 간접경험이나 선호하는 계절로 인한 성향 정도였으니 좋게 말해 설전이었고, 솔직히 술취한 놈들의 뻘소리로 짱먹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여튼 겨울을 지독히 싫어했던 나로써는 차라리 사막을 헤매는 것이 더 나을것이라 주장했다.
IMF 사태가 터지던 시기부터 꼬이기 시작한 인생중 가장 잔혹하게 나를 괴롭혔던 계절은 겨울이었으므로...
이른 새벽부터 추위에 떨며 인력시장에서의 하염없는 기다림을 반복하던 나날들...
끝끝내 허탕을 되풀이 하고 월세가 밀린 옥탑방에 돌아와 쌀이 떨어진 사실에 난감했던 하루.
그래도 절대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없었던 알량한 자존심...
결국 배고픔을 해결하려 텅비다시피 한 냉장고에서 파 한 줄기를 꺼내 물에 끓인뒤 간장을 타 마시다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던 기억.
그 외에도 겨울은 언제나 지나고 나면 버틴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상흔을 남기며 내 삶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20대 말에서 30대 중반의 몇 년 동안 벌어진 일들이다.
8월의 땡볕 아래에서 아스팔트 포장 노가다를 하면서도 힘들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으니 나름 내 주장은 인정받았던 것 같다.
객관적 사실의 증명이 아닌 경험에 대한 존중이었겠지만...
술이 취한 나는 그것을 토론의 승리라도 되는 것처럼 의기양양 했던 것 같다.
뜨거웠던 어느 여름, 아스팔트에 패대기 쳐지기 전까지는...
서울 도심이 열기에 휘청거리고 아스팔트가 모조리 녹아내려 강처럼 흐를것 같았던 한낮이었다.
퀵서비스 일을 하며 여전히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가던 시절이었다.
내 오토바이 앞으로 갑자기 꺼어든 택시를 들이받고 허공으로 솟구쳤다가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내 몰골은 불판 위의 고기 같았다.
주위로 몰려든 사람들의 형체가 뿌옇게 한 덩어리로 보이며 의식은 흐려지는 것 같았지만, 등가죽의 감각은 타박의 통증보다 불길같은 아스팔트의 열기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고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등판이 익어 버릴듯한 고통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누군가 나를 일으켜 주길 바랬다. 그게 아니면 차라리 반대 쪽으로 뒤집어라도 주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리고 의식을 잃었던 것 같다. 병원에서 깨어 날 때까지 꿈을 꾸었다.
극지의 설원, 살을 에이는 그 새하얀 칼바람속에서 환호를 지르고 있는 꿈을...
이런 나날들은 이제 그저 지나간 개인적 소사에 불과하다.
풍족하진 않지만 비교적 평온한 나날들이 이어지고 여전히 철없는 어른으로 살아가며 다시 거머쥔 꿈을 끌어안으려하는 날들이다.
그리고 마침내 봄이다.
그러나 이따금씩 그 평온이 내려놓기 힘든 약점이되어, 오만하고 무지한 인간들의 태도에 상처받고도 그 울분을 삼켜야 하는 날이면...
나는 파국을 끓여 먹으며 오열했던 그 날...새벽 인력시장 모닥불 앞에 모여 오지않는 희망을 기다리며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여주던...
주위로 몰려든 사람들의 형체가 뿌옇게 한 덩어리로 보이며 의식은 흐려지는 것 같았지만, 등가죽의 감각은 타박의 통증보다 불길같은 아스팔트의 열기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고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등판이 익어 버릴듯한 고통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누군가 나를 일으켜 주길 바랬다. 그게 아니면 차라리 반대 쪽으로 뒤집어라도 주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리고 의식을 잃었던 것 같다. 병원에서 깨어 날 때까지 꿈을 꾸었다.
극지의 설원, 살을 에이는 그 새하얀 칼바람속에서 환호를 지르고 있는 꿈을...
이런 나날들은 이제 그저 지나간 개인적 소사에 불과하다.
풍족하진 않지만 비교적 평온한 나날들이 이어지고 여전히 철없는 어른으로 살아가며 다시 거머쥔 꿈을 끌어안으려하는 날들이다.
그리고 마침내 봄이다.
그러나 이따금씩 그 평온이 내려놓기 힘든 약점이되어, 오만하고 무지한 인간들의 태도에 상처받고도 그 울분을 삼켜야 하는 날이면...
나는 파국을 끓여 먹으며 오열했던 그 날...새벽 인력시장 모닥불 앞에 모여 오지않는 희망을 기다리며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여주던...
지금은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그 목소리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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