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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각들

황태자의 구속...

출근하고보니 문이 아직 안열렸다.
금고 앞 공원입구 벤치에서 키당번을 기다리고 있는데...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가 화단 한 구석에서 노상방뇨를 한다.
못본척 하려했지만 이미 눈이 마주쳤다.
멋쩍게 웃더니 묻는다.
"허허 요새 이거 벌금이 얼마지요?"
"글쎄요. 한 5만원 하려나요."
"허허허 돈벌었네  돈 벌었어."
민망스러움이 묻어있는 웃음을 흘리며 주섬주섬 바지춤을 챙긴 그가 수레로 돌아온다.
"내 젊었을 때는 순경한테 걸리면 돈이 문제가 아니요. 귀때기 맞고 쪼인트 까지고 그랬어."
나도 알고 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걸...
어린 시절에 몇 번인가 목격한 적도 있으니까.
오만원 벌었네를 흥얼거리며 수레를 끌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을까 망설이다 그만 두었다.
순경에게 귀때기 맞던 시절이나 폐지 수레를 끌어야하는 지금이나 그에게 세상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런 뒷모습을 아무 책임감없이 찍어대는건 몹쓸짓이다.
카메라 모드를 해제하고 뉴스를 본다.
마침내 이재용이 구속되었다.
뒷걸음질 치던 세상이 이제 또 1미리 전진한건가...


이재용이 구속 되던 날 아침의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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