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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각들

사흘...

어느 겨울 서른이 조금 넘은 사내놈들 넷이
한 방에 모여 사흘동안 술을 마신 적이 있다.
마시다 취하면 쓰러져 자고... 먼저 일어 난 녀석이 밥상을 차려 놓으면 뒤늦게 일어 난 놈들은 같이 속을 다스리고...잠시 후 배가 꺼지면 다시 마시길 사흘...
소주와 막걸리...맥주와 양주까지....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래볼까 해서 그러자 했던거고...그리했다.
견디지 못 할 만큼 마시지 않았고 토하는 녀석도 없었다.
논쟁도 토론도 없었다.
그저 각자가 살아은 30년을 이야기하고 들어 주는사이 윈앰프에선 간간히 열기들이나 건아들 샌드페블즈 등등이 bgm으로 흘러나왔다.
마지막 날 새벽은 눈이 내렸다.
이른 저녁 곯아 떨어졌다가 깨어난 우리는 그 조용한 어둠 속에서 실없는 농담으로 낄낄거리며 눈을 쓸었다.
그리고 들어와 마지막 술을 마셨고 늦은 오후가 되어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만난지 2~3년 남짓한 30년지기들을 품고서...

그런 술자리가 참 그리운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그립다는것은 그리하지 못한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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