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엇 지녁부터 어깨쭉지가 욱신욱신 쑤셔가꼬 밤새 한 숨도 못자면서 날이밝으면 병원에 꼭 가야지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버스 타는데까지 한참 걸어 내리와야되는데 도저히 걸어내리 올 수가 없잖는가...
그래서 우타하나 우타하나 생각하다가 살살 걸어서 쪼매 걷다가 앉아 쉬다가 또 쪼매 걷다가 그리 내리오는데 하마 저짜서 버스가 내리오는게 보이길래 팔을 막 휘저어 가미 소리소리를 질러서 불렀어.
그랬더이 기사가 내가 탈 때까지 안가고 거기다 차를 세워놓고 한참을 기다려 주더라꼬.
그기 움매나 고맙나...요새 이래 바쁜 세상에 노인네 하나 온다고 누가 그래 바라코 서 있어 주겠나.
그래 차를 타고 여 떡 내려니 목이 또 움매나 마른지 저 앞에 있는 가게빵에 들어가 박카스를 하나 사마실라고 지갑을 열어보이 돈이 삼천원 밖에 없는거라.
아이고야 내가 그거 들고 병원에 가서 치료비가 돈 만원 이상 나오면 어쩔 뻔 했겠는가...
.
.
.
돈 찾으실거냐는 창구 직원의 물음에 대한 할머니의 대답...
독거노인에 사람과 왕래도 거의 없는 삶...
외로움과 사람에 대한 그리움...그리고 대화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한 번에 느껴지는 대답...
'작은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花樣年華 (0) | 2017.03.27 |
---|---|
아날로그 지향의 디지털정보 삭제 (0) | 2017.03.20 |
당신께... (0) | 2017.03.18 |
황태자의 구속... (0) | 2017.03.17 |
사흘... (0) | 2017.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