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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2017년4월 26일 페북 부계정) 15년만의 재회였다. 그의 형의 죽음을 9년이 지나서야 전해 들었다. 한 때 친형제 처럼 지내던 이들이었다. 같은 꿈을 꾸었고 모든 것을 함께했던 우리는 결국 무너질 때도 함께였다. 그리고 나서야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었다. 수렁 안에서 는 사라졌고 모두 라도 빠져 나가기 위해 필사적이었으므로... 그는 건설 현장을 떠돌았고 그의 형은 컴퓨터 수리점의 점원이 되었고... 나는 퀵서비스가 되어 서울 도심을 헤매며 세월을 보냈다. 그런 와중에 마지막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던 것이 15년 전이었다. 많은 상처와 우여곡절을 남기고 어쨌거나 그와 나는 적어도 수렁에서 발을 빼는 데는 성공 한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국 그의 형은 헤어나오지 못했나보다. 15년... 그 시간 동안 다섯 명이 사라졌고 다섯 번 째.. 더보기
세월호 이야기 (팟캐스트 잘됐으면 좋겠어 123화 글) 이번 주 월요일로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도착한지 꼭 100일을 맞이했습니다.그 즈음에 직장에서 뉴스를 보다가 페이스북에 끄적인 글 한 토막을 읽어볼까 합니다. 부서지는 햇살이 눈부심에도 내 시선은 자꾸만 밖을 향한다.마땅히 둘 곳을 찾지 못해 잠시 던져두었던 TV에는 녹슬어가는 배 한척이 부두에 누워있었다.누군가의 지울 수 없는 고통을 형상화 한다면 저토록 거대하고흉물스런 구조물이 될까...차라리 눈을 감고 싶은 마음에 자꾸만 눈부신 봄을 본다.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돌아와 슬픔이 된 이름들...피지도 못하고 사라진 꽃들을 위해처연한 묵도처럼 희고 흰 목련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봄.나는 자꾸만 창밖을 본다. 이 글을 끄적였던 그날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그 날부터 줄곧.. 더보기
아버지 4년 전 어느 날 카톡 친구 목록에 더 이상 세상에 없는 가 나타났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전화번호 지우는 것을 잊고 지내는 동안 누군가 그 번호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던 모양이다. 카카오톡은 커녕 스마트폰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세상을 떠난 당신의 번호를 받아 이렇게 동기화로 나의 친구 목록에 뜬 그가 궁금해졌다. 프로필을 열자 삼십대 초반의 사내가 갓난 아이를 안고 환하게 웃고있는 사진이 있었다. 나보다 한참 어렸지만...또다른 누군가의 아버지였다. 나를 안았을 때 아버지도 저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었을까... 그의 번호를 지우지 않았고 카톡 친구 목록에 그대로 둔 채 이따금씩 프로필을 열고 바뀌어가는 사진을 보곤했다. 어느덧 아이는 네살짜리 사내 아이가 되었고... 언젠가부터 아버지는 사진에서 보이지 않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