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 객장이 한가한 틈을 타 밖에서 담배 한 대를 피고 있는데 이면도로 맞은편, 비에젖은 쓰레기 더미에 코를박고 먹을 것을 찾는 개 한마리 눈에 들어온다. 검은 얼룩 무늬가 있는 흔히들 발바리 라고 부르는 자그마한 잡종견이다. 군데군데 떡진 털이 지저분하게 엉켜있고 깡말랐다.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았거나 집을 나왔다 길을 잃었거나...어쨌건 꽤나 오랫동안 밖을 떠돌며 살아온 몰골이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건지 내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나는 시선을 피했지만 나를 발견한 녀석이 곧장 내게로 다가온다. 무슨 생각일까... 정작 근처에 와서는 자신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이다. 주위를 쭈뼛쭈뼛 맴돌며 힐끔힐끔 쳐다본다. 일단 눈이라도 마주치면 불쌍한 척이라도 해볼 요량인가보다. 나는 담배.. 더보기 세월호 이야기 124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에서 광장이 설치된 지 3년째를 맞는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사이후 3년이 지나는 동안 광장을 지켜온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시민들은 참사의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 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문화제에 함께 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한국 사회의 모순을 응축한 세월호 문제가 잘 해결되면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족들과 함께하게 됐다면서 지난 3년동안 수많은 사람이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고, 가족들 역시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유가족들은 3년동안 광장을 지켜준 시민단체와 416광장을 허가해 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일어 .. 더보기 걱정하지 말아요(2017년 4월 20일 페이스북 부계정)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살던 시절은 끝났다. 더 이상은 아무래도 좋을 수가 없는 날들이다. 시절은 냉장고 안에서 잊혀진 사과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시들어 갈 것이고... 우리는 우주의 팽창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멀어져 언젠가 은하의 끝에 서 있는 서로를 잊어 갈 것이다. 그래도 걱정 말자... 우리는 원래 아무것도 아니었다. 누군가의 사랑도 아니었고 누군가의 기억도 아니었다. 어머니가 마신 약수의 침전물이었을 수도 있고 아버지가 삼킨 수박씨였을 수도 있다. 우리는 원래 그랬다... 아주 먼 우주의 끝에서 수 경분의 일의 확률로 이 땅에 우연히 떨어져... 생명이 되고 숱한 진화를 걸쳐 나에게 이르는 그 수십억 년의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사랑에 실패하지 않았으니 이제 한 번쯤... 실패할 때도 되지 않았나..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