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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삼성역에서... 플랫폼은 사라지고 기다림의 흔적도 지워진 간이역의 풍경은 말줄임표 같다.그 속에서 서로 다른 평온을 꿈꾸는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대화는침묵이었다.다가서지 못하고 멀어지지도 않은 채 서로를 응시하다떠날 시간이 되어서야 풍경속에 남겨진 너와잊혀져 가는 시간을 담고 돌아서는 나 처럼그리움도 결국 그렇게 끝나는 법이지... 더보기
<간이역>불정역에서... 영강 굽이쳐 흘러가는 골짜기.박공 지붕을 이고 선 간이역 풍경이 서글픈 것은,이미 오래 전 창고가 되어버린 대합실이나들꽃과 어우러져 무성한 잡초 사이로 사라져가는 선로 때문이 아니었다.어차피 모든 것은 그런과정을 거쳐 잊혀지고 사라져갈테니...땀범벅이 된 채 문경세재를 힘겹게 넘어 온 자전거 여행자들이대합실 문을 열어보고는 그대로 닫고 떠나간다... 동판에 새겨진 근대 문화유산이라는 말...차라리 없는게 더 나았을 그 말... 더보기
<간이역> 능내역에서... 때로는 녹슨 철길을 렌즈에 담는 것이세월 속에서 바래어가는 낡은 역사의정체에 대한 구차스런 부연설명처럼느껴질 때가 있다.정오의 봄 햇살 아래를 거닐며, 아무것도 마음에 담고싶지 않았고 지난 날들을 늘어놓으며, 내가 어떤 사람었는지 굳이 애써 설명하고싶지 않았다.그저 우리는 모두 생이라는 선로에서 한 번 쯤은 만났던 누군가의간이역이다.지금은 창가에 걸린 흑백사진 같은 기억일지라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