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간이역> 구둔역에서... 비가 오는 날에는당신의 차에 두고 내린 우산이 생각나그 아래서 나누던 입맞춤도...내 한 몸 가리기도 버거운 비닐 우산을 쓰고낯 선 길을 따라 이미 오래전 소멸해버린 사연들이 남긴 풍경을 찾아가는 내내어느 날, 여느 때 처럼 통화를 하다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 꽃잎처럼잔뜩 물기를 머금었던 당신의 음성을 떠올렸다그러고 보니 그 날도 비가 내렸지...순간에 지나지 않을 누군가의 삶의 한 단락에경도(傾倒)된다는 것은그 다음 단락에 찾아 들 허물어짐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을그 때는 알지 못했다.나를 잡아끈 단락은 당신의 슬픔이었고.......여전히... 맑은 날 조차도 온통 당신인데... 더보기
<간이역> 백양리역 오래전 끊어져버린 철길위에맥락 잃은 사연처럼 덩그러니 서 있는 대합실의 미세기 문을 열고 들어서면...한 때 어디론가 떠날이들을 온기로 보듬어 주던 난로가 있다.춘천으로... 혹은 서울로 향하는 기차를 기다리던 겨울은 사라지고모든 것은 느리게 식어간다.더이상은 부칠 사연도 없는 우체통과전할 안부도 없는 공중전화에이따금씩 찾아와 렌즈를 들이미는 이들도 언젠가그 겨울처럼 사라지고나면그 때 플랫폼의 벤치엔 누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 더보기
봄... https://youtu.be/_-7jh00vcdw 해마다 활짝핀 벚꽃을 기다리지만... 정작 꽃이 피었을 때는... 날려갈 꽃잎보다 먼저 아쉬움이 찾아온다. 이 화사한 봄날이 곧 끝날 것을 아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다.이맘 때 쯤이면 늘 뮤직 플레이어의 선곡리스트에 올라 반복 재생 되는 곡 중...한 곡...뒷모습. 그리고 꽃 그늘 아래를 거닐 때면 외어 보는 시... 불취불귀(不醉不歸)- 허수경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 그늘이었는가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 더보기